탐방 기술 분야

구멍 뚫린 코드? 세계 최초 컴퓨터 이야기

초보항해사 2025. 7. 24. 17:58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 프로그래머들은 키보드도, 마우스도, 심지어 모니터조차 없었다. 그들은 종이에 구멍을 뚫거나, 전선에 직접 신호를 넣으며 ‘코딩’을 했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노트북과는 너무도 다른 그 첫 컴퓨터의 세계. 조금 들여다보자.


🏛️ 탄생의 순간: 에니악(ENIAC)

194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한 지하실에서는 당시로선 상상도 못 할 기계가 작동을 시작했다. 이름은 ENIAC(Electronic Numerical Integrator and Computer). 무려 30톤이 넘는 무게에 18,000개 이상의 진공관으로 구성된 괴물이었다.

이 컴퓨터가 처음 맡은 일? 탄도 계산. 제2차 세계대전 중 포탄이 어디로 떨어질지 예측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서야 완성됐다.

 

 


👩‍💻 최초의 프로그래머는… 남성이 아니다?

ENIAC을 프로그래밍한 사람들은 모두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코더"라는 이름조차 없던 시절, 수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치 코드(patch cords)와 스위치를 직접 손으로 설정하며 ENIAC을 조작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그레이스 호퍼(Grace Hopper)'가 있다. 그녀는 후에 COBOL이라는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버그(Bug)'의 기원과도 연관된다.


🐛 진짜 벌레가 문제였다: 최초의 ‘버그’ 발견

1947년, 호퍼와 그녀의 동료들이 마크 II라는 컴퓨터를 점검하던 중 이상한 작동 오류가 발생했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컴퓨터 내부에 끼어 있던 ‘나방’.

정말로, 진공관 사이에 실제 나방이 끼어 회로가 오작동한 것이다. 그들은 이 나방을 종이에 테이프로 붙이고, 옆에 이렇게 썼다.

 


🕳️ 구멍 뚫는 코드: 펀치카드의 시대

ENIAC 이후, 프로그래밍은 **펀치카드(punch card)**로 이어졌다. 일종의 종이 카드에 작은 구멍을 뚫어 정보를 기록한 것인데, 이 구멍 하나하나가 0과 1을 의미했다.

프로그래머들은 수천 장의 카드를 쌓아가며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카드 하나가 잘못 들어가면 전체 실행이 오류 나는 시대였다.


💡 마치며: 구멍에서 시작된 오늘의 프로그래밍

우리가 오늘날 쓰는 파이썬이나 자바스크립트, 심지어 AI 모델도 이들 선구자들이 뚫었던 구멍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이 손으로 전선을 꽂고, 나방을 잡아내며, 구멍을 뚫었던 덕분에 우리는 이제 단 몇 줄의 코드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프로그래밍은 이렇게, 아주 물리적인 세계에서 시작된 디지털의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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